깎아지른 듯한 바위절벽 위, 작은 암자 하나 보일 듯 말 듯 숨어 있다.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입구를 내고, 돌멩이를 쌓아올려 담장을 만들었다. 속세를 떠나 끝으로 끝으로 숨어들어온 은신자들의 마지막 거처 도솔암이다. 전남 해남 땅끝마을, 땅끝마을의 끝산 달마산에 있다. 달마산은 ‘한국의 장자제(張家界·장가계)’ ‘남도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도솔암을 본 사람들은 여러 번 놀란다. 이런 곳에 암자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한국에 이렇게 아름다운 바위산이 있다는 사실에 또 놀라고, 이곳이 아직 덜 알려졌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란다.
누군가는 소금을 흩뿌린 듯하다 했지. 새하얀 눈송이가 소복이 내려앉은 듯도 하고, 밤하늘에 은하수가 총총 박힌 듯도 하다. 가없이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밭은 강원도 봉평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 한복판, 반포한강공원 서래섬에도 있다. 10월 14일과 15일 이곳에서 메밀꽃 축제도 연다. 축제의 부제가 매혹적이다. 왈츠 한 걸음, 낭만 두 송이.
원앙 한 쌍이 호수로 날아들었다. 흐드러지게 피어오른 연꽃과 연잎 사이로. 수컷 원앙이 물살을 가르며 다가가고 암컷 원앙은 도망가기 바쁘다. “나 잡아 봐라~” 하듯. 원앙의 깃털 하나, 눈빛 하나까지 생생하다. 자수명장 김현희(71)씨 솜씨다. 조선 순종의 차녀 복온공주의 방석을 재현했다. 50년 넘게 한 땀 한 땀 자수를 놓아온 김현희씨는 요즘 ‘한국의 미’를 전파한다. 10월 17일부터 ‘한국문화의 집’에서 그의 자수 수업을 들을 수 있다.